✅ 구성
- 서론
- 관광지가 아닌, 사람을 만나러 떠난 제주도 여행
- 숨은 여행지 ①: 성산읍 온평리 – 말총 장인 ‘이창우 어르신’
- 숨은 여행지 ②: 한림읍 금악리 – 대나무 공예가 ‘박정애 선생’
- 숨은 여행지 ③: 표선면 세화리 – 소리굽쇠 장인 ‘고영배 명인’
- 장인들을 통해 느낀 진짜 제주
- 마무리 – 제주의 깊이를 만나는 여행
📌 1. 서론
많은 사람들이 제주도를 떠올릴 때 아름다운 해변이나 유명한 관광지만을 생각한다. 하지만 진짜 제주의 매력은 그 이면에 있다. 바닷바람이 닿는 시골 마을 안쪽, 간판도 없는 공방에서 평생 한 길을 걸어온 ‘장인들’이 있다. 이들은 관광지에서 볼 수 없는 제주 고유의 기술과 감성을 지금도 조용히 이어가고 있다. 이번 여행에서는 관광지 대신, 제주도에 숨겨진 마을과 그 안에서 묵묵히 삶을 만들어가는 장인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진짜 제주의 맛은 어쩌면 그런 사람들 속에 숨어 있는지 모른다.
📌 2. 관광지가 아닌, 사람을 만나러 떠난 제주도 여행
제주 여행의 방식은 다양하다. 어떤 이는 아름다운 바다를 찾고, 또 어떤 이는 맛집 투어를 즐긴다. 하지만 이번 여행은 조금 달랐다.
‘제주도에서 사람을 만나보자’는 한 가지 목적으로 계획된 일정이었다.
관광지가 아닌 마을로, 유명한 핫플이 아닌 조용한 공방으로 발길을 옮겼다. 그리고 그곳에서 오랜 세월 제주를 지켜온 장인들과 마주하게 되었다.
📌 3. 숨은 여행지 ①: 성산읍 온평리 – 말총 장인 ‘이창우 어르신’
위치: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
장인 이력: 말총으로 전통 빗과 장신구를 만드는 유일한 제주 장인 (경력 45년)
“말총은 제주 말의 정신이에요.”
이창우 어르신은 70세가 넘은 지금도 하루 5시간 이상 손으로 말총을 빗질하고 엮는다.
과거 제주에서 결혼 예물로 쓰이던 말총 빗은 지금은 잊힌 문화지만,
그는 여전히 그 기술을 놓지 않고 있다.
“젊은 사람들이 배워가면 좋지요. 근데 다들 바빠서 안 와요.”
작업장은 초가집을 개조한 작은 공방이었다.
관광지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제주의 전통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공간이었다.
📌 4. 숨은 여행지 ②: 한림읍 금악리 – 대나무 공예가 ‘박정애 선생’
위치: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장인 이력: 제주 자생 대나무를 활용한 전통 바구니 제작 (경력 30년)
“대나무는 살아있어요. 계절 따라 다루는 손맛이 달라지지요.”
박정애 선생은 제주에서 유일하게 전통 방식으로 대나무 바구니를 짜는 여성 장인이다.
손가락 마디마다 굳은살이 박혀 있었고, 공방 안엔 말라가는 대나무 향이 가득했다.
그녀는 대나무를 삶고, 말리고, 결을 따라 찢어 엮는 과정을 혼자서 다 해낸다.
현재는 1년에 50개도 제작하지 못할 만큼 작업량이 줄었지만,
그녀는 말한다.
“많이 파는 것보다, 오랫동안 남는 게 중요해요.”
📌 5. 숨은 여행지 ③: 표선면 세화리 – 소리굽쇠 장인 ‘고영배 명인’
위치: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세화리
장인 이력: 국내 3명뿐인 수제 소리굽쇠 제작 장인 중 한 명
“소리는 눈에 안 보이지만, 손으로 만들 수 있는 유일한 공예입니다.”
소리굽쇠는 주로 음악 교육용으로 쓰이지만, 고영배 명인은 한의사, 명상가, 심리상담사 등 다양한 전문가들에게 ‘치유 도구’로 소리굽쇠를 제작하고 있다.
공방은 작고 어둡지만, 그 안에서 울리는 ‘오음(五音)’ 소리는 신비로울 정도로 맑았다.
그는 말한다.
“제주 바람이 소리에 영향을 줘요. 육지에서 만든 것과는 소리부터 다릅니다.”
공예가 아니라, 하나의 소리 철학을 만들어가는 장인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 6. 장인들을 통해 느낀 진짜 제주
이번 여행에서 얻은 것은 기념품도, SNS 사진도 아니었다.
대신 나는 한 사람의 손끝에서 이어져 온 제주라는 섬의 시간을 느꼈다.
- 말총을 만지며 제주 말을 기억하는 어르신
- 대나무를 삶으며 제주의 자연과 호흡하는 장인
- 눈에 보이지 않는 소리를 빚어내는 공예가
이들은 모두 관광지에 이름조차 올라 있지 않은 곳에서, 조용히 제주의 정체성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 공간을 찾는 일은 마치 지도에 없는 제주를 찾아가는 일과 같았다.
📌 7. 마무리 – 제주의 깊이를 만나는 여행
진짜 여행은 그곳의 사람을 만나는 일이다.
제주의 관광지는 이미 수없이 많이 소개되었지만,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아직도 우리에게 낯설다.
숨은 여행지와 장인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일은, 단순한 여행 후기가 아니라 문화 보존의 시작이 될 수 있다.
다음에 제주에 간다면, 당신도 지도에서 벗어나 사람의 손과 시간, 그리고 삶이 묻어 있는 곳을 찾아가 보라.
그곳이 바로, 우리가 진짜로 기억해야 할 제주의 얼굴이다.